Deduction

Choice Architecture

나는 선택을 내리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 블로그의 전반적인 관심도 더 좋은 선택을 내리는 데 있다. 이 글에서는 선택의 정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고자 한다. 좋은 선택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각각의 상황에 따라 결국은 다른 것 아닐까? ‘각각’의 ‘상황’이라는 표현이 애매하긴 하지만 좋은 지적이다. 왜냐하면,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는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삶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속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삶이 더 좋을 수 있다. 80대 투자자에게는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20대에게는 기대 수익률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좋다고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가치관으로 표현된다.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비전으로 표현된다.

같은 가치관이더라도 상황이 다르다면 좋은 선택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상황은 외부적 환경(Environment)과 내가 가진 자산(Asset)으로 나눌 수 있다. 자산은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같이 형태가 없는 것들도 포함한다. Facebook을 세운 저커버그나 카카오를 세운 김범수 의장이나 세상을 연결하겠다는 가치관은 비슷할지 모르나, 환경과 자산은 많이 달랐다. 부유한 집안의 미국인 저커버거는 19세에 창업한 게 좋은 선택이었고, 가난한 집안의 한국인 김범수 의장은 대학교와 삼성SDS를 거쳐 33세에 창업을 한 게 좋은 선택이었다. 코딩 과외도 못 받아봤고, 자금도 없고, 제대로 된 투자자가 조성되지도 않은 환경에서,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19세의 김범수 씨에게 창업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의 모든 것은 여전히 절대적이지 않다. 가치관(Values)과 상황(Context)이 결정(Decision)을 만들고, 그 결정으로 인해 환경이 달라지며, 또한 그를 회고하며 가치관을 진화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Choice Model

위 그림을 종합하자면, 선택이란 가치관과 주위 환경이 만나서 하나의 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결정으로 인해 가치관과 주위 환경이 변화는 과정의 총합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선택의 총합은 하나의 삶이 된다. 좋은 선택은 결과적으로 가치관을 성장시키고, 주위 환경을 더 좋게 만들며, 자산을 늘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이 정의 역시 부족한 면이 많다. 가치관의 성장은 무슨 의미인지, 어떤 환경이 좋은 환경인지, 자산이 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좋은가에 관한 질문은 다시금 가치관이 어떠한가를 묻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가치관인가? 무엇이 좋은 삶인가? 인류 역사상 많은 현자가 자신들만의 답을 내놓았지만, 모두에게 통용되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선택이라는 것을 위와 같이 모델링 하는 것은 분명히 이점이 있다. 각각에 대해 독립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그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이 흙,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00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인류는 그 세상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안다. 하나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무수히 많은 무언가로 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들의 관계에 대해 이해해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인류는 더 높아진 기대 수명을 누리고, 많은 치명적인 질병에서 벗어났으며,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물론 문제점이 여전히 많지만 발전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선택을 이루는 것들과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더 좋은 선택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